⚖️ 빅오일에 청구서 보낸 미국 주정부들, 대법원 앞에 서다
뉴욕과 버몬트주가 석유·가스 기업에 기후변화 피해 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기후 슈퍼펀드법' 을 2024년에 통과시켰어요. 환경단체는 환호했지만, 석유업계와 연방 정부의 강한 반발이 이어지면서 지금 이 법은 미국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중대한 기로에 서 있어요.
75조 원짜리 청구서, 그 시작 🏦
뉴욕주는 향후 25년간 석유·가스 기업들로부터 750억 달러(약 100조 원) 를 징수하겠다는 목표를 밝혔어요. 버몬트주는 구체적인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두 주 모두 이 자금을 지역 기후 회복력 사업에 쓰겠다고 선언했어요. 뉴저지·메인주 등도 유사한 법안을 검토 중이에요. 이 법의 핵심 논리는 간단해요. 기업들이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알면서도 수십 년간 그 사실을 은폐하거나 축소했다면, 그 결과로 발생한 피해 비용을 납세자가 아닌 기업이 책임져야 한다는 거예요. 현재 진행 중인 캘리포니아 소송도 바로 이 '알면서도 숨긴 행위'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업계와 연방 정부의 반격 🛢️
미국 최대 석유 로비단체인 미국석유협회(API) 는 즉각 소송으로 맞섰어요. API의 법무 총괄 라이언 메이어스는 "이 법들은 미국 경제의 핵심 산업을 겨냥한 조직적 캠페인" 이라며, 소비자들이 에너지 비용 부담이 높아지는 시기에 기업을 소급 처벌하는 건 위험한 선례라고 주장했어요. 나아가 트럼프 행정부의 법무부(DOJ) 도 지난해 이 법들이 위헌이라며 소송에 가담했어요. 주정부는 주 경계를 넘어 이동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규제할 헌법적 권한이 없다는 논리예요. 여기에 공화당 성향의 주들도 연대 소송에 나서면서 법정 공방은 복잡한 다자 구도로 번지고 있어요.
모든 것을 결정할 대법원 판결 🏛️
올해 말 미국 대법원은 콜로라도주 볼더시가 엑슨모빌·선코어 를 상대로 2018년 제기한 소송의 심리를 앞두고 있어요. 두 기업은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피해는 연방법이 규율해야 하며 주법으로 다룰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이 판결은 기후 슈퍼펀드법의 생사를 가르는 선례가 될 수 있어요.버몬트 로스쿨의 패트릭 파렌토 교수는 보수적 다수로 구성된 현 대법원이 환경·기후 소송에 적대적이었음을 인정하면서도, 이번 케이스는 다를 수 있다고 분석해요. 2021년 뉴욕시가 쉐브론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패소한 건 '공공 불법방해(public nuisance)' 법리에 근거했기 때문이고, 현재 진행 중인 소송들은 기업의 '기만 행위' 를 근거로 삼고 있어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다는 거예요.
역설적인 반전: EPA 규제 철폐가 주정부에 유리할 수도 🌊
흥미로운 역설이 있어요. 트럼프 행정부가 '위험성 조항(Endangerment Finding)' 을 폐지해 EPA의 온실가스 규제 권한을 사실상 박탈하면서, 오히려 주정부 측에 유리한 논리가 생겨났다는 분석이에요. 컬럼비아대 세이빈 기후변화법 센터의 마이클 제라드 교수는 "EPA가 온실가스 규제 권한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행사하지 않는다면, 주정부가 그 공백을 채울 수 있다" 고 설명해요. 연방 정부가 스스로 규제를 포기한 만큼, 피해를 입은 주들이 기업에 직접 책임을 묻는 법적 정당성이 더 강해진다는 논리예요. 현재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브렌트유가 배럴당 98달러까지 치솟은 상황에서, 미국 내 에너지 공급 정치는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게 얽혀 있어요. 기후 청구서를 둘러싼 법적 공방은, 에너지 안보와 기후 책임이 충돌하는 오늘날 가장 첨예한 전선 중 하나가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