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 해리스 🥩ESG 펀드의 이중성 🔥에어컨을 쐬면서는 볼 수 없는 '열 불평등'

#트럼프기후정책 #해리스기후정책 #ESG펀드 #육류회사투자 #열불평등

2024. 8. 18.

구독하기 | 지난 뉴스레터 보기

둘러보기👀

149번째 레터는 트럼프 대 해리스, 기후 위기의 갈림길 / ESG 펀드, 브라질 삼림 벌채와 관련된 육류 회사에 수백만 달러 투자 / '열 불평등'과 그 뒤에 숨겨진 죽음들 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어요!

첫번째 이야기 by 제나

🧐 트럼프 대 해리스, 기후 위기의 갈림길 🧐

지난 7월 29일, 그리고 8월 5일 이뮤레터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이 기후 변화에 대해 반대되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는 소식을 알려드렸어요. 오늘 이뮤레터에서는 두 후보의 엇갈린 입장이 미국 경제, 그리고 외교와 어떻게 얽혀있는지를 살펴봐요.

트럼프: 미국 경제는 부흥, 지구는 희생 🔥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구의 자원을 편의대로 사용할 수 없다면, 지구를 지키는 게 어떤 의미가 있냐고 생각해요. 더불어 파리협정을 포함한 국제 기후 조약들이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에 지우는 책임에 비해 개발도상국의 탄소 배출은 규제하지 않는다며 반발해왔어요. 그래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2017년에 이어 다시 한번 파리 협정을 탈퇴하겠다고 선언했어요. 처음 파리 협정을 탈퇴하던 때와 다른 점은, 파리 협정의 근간이 되는 기후변화에 관한 유엔 기본 협약(The 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UNFCCC)에서도 탈퇴할 계획이라는 것이에요. 이는 미국이 전 지구적 기후 행동에서 완전히 빠지게 된다는 걸 의미해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경한 태도는 미국과 EU, 그리고 중국과의 관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먼저, 트럼프가 이끄는 정부는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a 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이하 CBAM)와 충돌할 전망이에요. CBAM은 생산 과정의 탄소 배출량에 합당한 세금을 부과하지 못한 국가로부터 수입된 제품에 대해 탄소세를 부과하는 제도예요. 바이든 정부는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알루미늄, 철 등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CBAM을 따랐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이런 보조금이 없어지면서, EU는 미국의 수출품에 상당한 탄소세를 부과하게 될 수 있어요. 이에 따른 미국의 반발도 예상되고요. 뿐만 아니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미국과 중국이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힘을 합치기로 했던 서니랜드 성명(The Sunnylands Statement)의 미래도 불투명해져요.

해리스: 중국 자본 견제와 기후 대응의 갈림길 🧭

해리스 부통령은 상원의원 시절 그린 뉴딜 결의안을 지지하고, 캘리포니아 법무부 장관 시절 대형 석유 회사를 법정에 세우는 등 기후 위기 대응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어요.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포함해 바이든 정부에서 시행한 다양한 기후 정책들을 이어 나갈 수 있어요. 하지만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정부의 정책을 답습하는 것에 그치지 않으려면, 정부가 하지 못한 일을 해내야 해요.

바이든 정부는 저탄소 생산을 독려하면서도, 자국 상품의 가격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서 탄소 배출량이 더 낮은 중국 기업의 전기 자동차, 리튬 이온 배터리, 태양광 패널 등에 높은 관세를 부과했어요. 결과적으로 미국 내의 공급망은 보호했지만, 소비자들이 중국산 전기차보다 미국산 내연 기관을 사용한 자동차를 선택했기 때문에 기후 대응이나 탄소 감축 면에서 희생이 불가피했죠. 중국 기업이 만든 태양광 패널에 세금이 붙으면서 미국인들은 집에 태양광 패널을 붙이지 않게 되었고요. 해리스 부통령이 과연 이런 모순적인 관세를 폐지하고 기후 위기에 더 과감한 행보를 보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에요.

자국 경제와 기후 위기 사이의 딜레마, 후보들의 선택은? 🤔

지금까지 트럼프와 해리스 두 후보가 미국 경제와 기후 위기 사이에서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지 전해드렸어요. 무엇 하나 희생할 수 없는 두 갈림길 사이에서, 미국은 어떤 행보를 보이게 될까요?

두번째 이야기 by 오목이

🥩 ESG 펀드, 브라질 삼림 벌채와 관련된 육류 회사에 수백만 달러 투자 🥩

Global Witness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자산운용사 BlackRock과 Vanguard가 세계 최대 육류 포장업체인 JBS 발행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JBS는 육류 사업을 위해 공급망에서 삼림 벌채와 인권 침해 등 여러 문제와 관련이 있는 악명 높은 회사인데, BlackRock과 Vanguard를 포함한 6개 회사가 환경친화적이라고 마케팅된 ESG 펀드를 통해 JBS 액티브 채권만 약 160억 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ESG 펀드 투자 시 논란의 대상인 화석 연료와 관련된 제외 사항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만, 선별 과정에서 삼림 벌채와 관련된 회사에 대해선 불분명한 입장이라고 해요. 산림 벌채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최대 20%에 달하고, 전 세계 열대우림 손실이 90% 이상에 달한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ESG 시장과 금융 자이언트 🏦

전 세계적으로 ESG 투자에 대한 투자자의 욕구는 최근 몇 년 동안 폭발적으로 증가했어요. Bloomberg에 따르면 2022년 ESG 투자로 운용하는 총자산이 약 4경 5천조 원에 달했고, ESG 자산의 시장 점유율은 세계 시장의 4분의 1만큼 점유할 것으로 예상되며 2030년까지 약 190경 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어요. 투자리서치 기관 Morningstar가 미국에서 점점 더 적대적인 정치적 상황(공화당이 ESG 투자에 반발하는 것)과 명확한 ESG 규제의 부재로 인해 투자자들이 그린워싱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기 때문에 성장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ESG 시장에 대한 호의적인 전망까지 나왔죠. 이 중에서도 금융 자이언트인 BlackRock과 Vanguard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경제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으며, 여러 ESG 펀드를 운용하면서도 지난 10년 동안 삼림 벌채와 관련된 회사에 가장 많이 투자한 회사이기도 해요. Forests and Finance 데이터에 따르면, 두 회사는 삼림 위험 관련 회사에 약 6조 원을 운용하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요.

불분명한 ESG rules ⚖️

VoxEurope와 The Guardian이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EU의 지속가능한 펀드는 2023년 4분기에 화석 연료와 패스트 패션을 포함하여 탄소 집약도가 가장 높은 8개 부문에서 가장 큰 오염원으로 간주되는 200개 기업에 약 25조 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요. EU의 펀드 중 약 60%가 현재 SFDR에 따라 제8조(ESG 특성 촉진) 또는 제9조(명시적인 지속 가능한 투자 목표)로 분류되지만, 금융 기관에서는 펀드에 포함된 모든 것이 친환경적일 수는 없다며 제6조(ESG 의무 없음) 등으로 다운그레이드를 취하고 있다는 논란이 있기도 했죠. 미국의 경우도 2023년 9월 SEC의 “Names Rule”이 어느 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하지만 친환경 부문을 명시적으로 식별하는 투자 분류법이 있는 EU와 달리 미국에서는 자본을 친환경적 옵션으로 유도하는 합의가 없는 상태라고 해요.

JBS 사례로 본 ESG 펀드의 미래 📉

Global Witness는 2024년 6월 기준 ESG 라벨이 붙은 펀드 15개가 JBS 채권 16개에 약 160억 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JBS 포함 3곳 육류 가공업체를 브라질에서 축구장 8만 개 이상 크기의 삼림 벌채와 연결하여 여러 소송 문제를 제기했어요. Global Witness의 미국 수석 정책 고문인 Ashley Thomson은 "ESG 펀드의 자체 보고 및 관리하는 데 있어 분명한 문제 중 하나는 ESG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표준화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라고 말했어요. 많은 ESG 펀드가 JBS에 투자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는 EU, 영국, 미국과 같은 주요 금융 센터에서 새로운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미란 것이죠. 규제 강화를 통해 기관 투자자는 포트폴리오와 특히 ESG 펀드에서 삼림 벌채로 생물다양성 손실을 초래하는 기업을 걸러내야 한다며, 그는 "우리는 단기 수익뿐만 아니라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우선시하는 규제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질서를 뒤집은 지금 상황은 위험한 현실입니다."이란 평을 남겼어요(JBS 및 그 자회사 채권을 보유한 ESG 펀드 리스트는 원문을 참고하시면 알 수 있어요).

세번째 이야기 by 알밤

🔥 '열 불평등'과 그 뒤에 숨겨진 죽음들 🔥

국제 기후 연구기관인 World Weather Attribution(WWA)의 공동 창립자 프레드리케 오토(Friederike Otto)의 말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12만 년 동안 볼 수 없었던 기록적인 이상 기온 속에서 ‘열 불평등’으로 인해 많은 저소득국가와 지역사회에서 수천 명이 넘는 사람이 사망했다고 해요. 놀라운 사실은 그들의 죽음이 대부분 주목받지 못한다는 점이죠.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에어컨을 쐬면서는 볼 수 없는 세상 🥵
오토는 “폭염은 가장 치명적인 형태의 기상 현상이지만, (미치는 피해에 있어) 파괴의 흔적이나 강렬한 이미지를 남기지 않는다.”며 “(폭염이) 고소득 국가의 가난하고 외로운 이들을 죽이고, 저소득 국가의 노동자도 죽인다.”라고 밝혔어요. 많은 국가에서 대부분의 저소득 노동자는 건설 노동자나 도로 청소부 등의 형태로 야외노동을 하고 있는데, 사무실, 레스토랑, 쇼핑몰 등에서 인공적 냉각 환경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열이 그들을 더욱 극한 환경으로 내몬다는 것이죠. 우리가 더위를 피하고자 당연하게 여기는 행동이 실은 ‘열 불평등’을 더욱 악화하고 있었다는 거예요.

끊임없이 발생하는 피해 😫
극심한 더위로 인해 사망하는 이들은 노동자뿐이 아니에요. 많은 난민과 이주민, 특히 더위와 가뭄을 피해 떠난 난민 신청자들은 역으로 그 과정에서 더 큰 위험에 노출되고 있죠. 지난 6월 수십 명의 수단 이주민이 이집트 국경을 넘다 극심한 더위 탓에 사망했고, 2022년과 2023년 사이 텍사스와 뉴멕시코 국경을 넘으려는 이주민 중 더위로 인한 사망자는 두 배 이상 발생했다고 해요. 작년 그리스 북동부에서 폭염으로 인해 발생한 산불 이후 시리아 망명 신청자 18명의 시신이 발견되기도 했고요. 이 모든 수치를 합치면 폭염으로 발생하는 사망자는 더욱 많을 것으로 보여요. 안토니우 구테흐스(António Guterres) 유엔 사무총장도 극심한 더위로 인해 매년 약 50만 명이 사망한다며, 이는 열대성 저기압 보다 약 30배 더 많은 수치라고 말하기도 했어요.

극심한 더위의 불평등? 🤔
아주 아이러니한 문제는 이러한 폭염을 유발하는 이들과 피해를 보는 이들 사이의 격차에 있어요. 많은 전문가가 향후 수십 년 동안 저소득 국가에서 열 스트레스로 인한 사망자가 극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렇게 사망하는 이들은 기온 급등에 가장 책임이 적은 사람들이라는 것이죠. 전 세계적으로 가장 부유한 1%가 온실가스 전체 배출량의 ⅔ 이상을 배출하고 있으며, 이러한 배출량으로 인해 2019년에는 130만 명이 열 관련 문제로 사망하기도 했어요.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는 왜 이슈가 되지 않는 걸까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큰 이유 중 하나는 열 피해 발생 국가들이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개인 사망을 조사할 수단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에요. 오토는 “우리는 저소득 국가에서 극심한 더위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고 있는지 모른다.”며 “(우리는) 이러한 위험에 대해 계속해서 보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