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이야기

💦 하얗게 변색된 피오르드랜드 국립공원 바닷속 ‘해면’ 💦

해면은 만화 '스펀지밥'을 통해서 많이 알려진 실제 해양생물이에요. 해면은 스펀지라고 하는데 스펀지처럼 물을 잘 흡수해서 목욕 수건으로 쓰기도 하고 옛 로마 병사들은 화장실 휴지 대용으로도 썼다고 해요. 그런데 최근 뉴질랜드에서 흰색으로 변하는 이른바 ‘백화 현상(bleaching)’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크게 관찰됐어요. 지난 5월에 빅토리아대학 (University Of Victoria) 연구팀은 남섬 피오르드랜드 국립공원(Fiordland)의 6개 지역에서 해면 백화 현상이 보고된 이후 약 한 달간에 걸쳐 추가 조사를 진행했어요.

빠르게 진행 중인 백화현상 🌪

그 결과 당시 수십만 개로 추정되던 백화된 개체가 수백만 개 또는 그보다도 더 많은 숫자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는데요. 이 대학교의 제임스 벨(James Bell) 해양생물학과 교수는 당시 광경은 거의 흰색의 묘지와 같았으며 정말 충격적이었다고 바다 밑 상황을 묘사했어요. 벨 교수는 어쩌면 수천만 개 해면이 백화됐을 수도 있다면서 이것은 전 세계 온대 바다에서 보고된 해면 백화 현상 중 가장 큰 규모라고 전하고, 백화 현상이 2/3를 넘는 거의 모든 종류의 해면에서 발생했다고 덧붙였어요.

원인은 역시나 해수면 상승과 기후변화 🌎

이처럼 건강할 때는 보통 갈색인 해면이 백화되는 원인 중 하나는 해수 온도가 상승했기 때문으로 보이는데, 세계기상기구(WMO)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바다에서는 역대 가장 높은 해수 온도로 기록된 바 있으며 뉴질랜드 역시 마찬가지였어요. 오타고 대학(University of Otago) 해양학자인 홉 스미스(Rob Smith)는 뉴질랜드 전국의 여러 지역에서 계속되는 해양 불볕더위로 해수 온도가 올라갔으며 피오르드랜드는 평년보다 5도나 높은 기록적인 수온을 보였다고 말했어요.

어쩌면 원상복구가 가능한 백화현상 🌊

산호나 해면 등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흰색으로 변하는데 그중 일부 종은 환경이 개선되면 회복되지만 그대로 죽기도 해요. 해면은 대량으로 바닷물을 여과하고 다른 해저 생물이 필요로 하는 탄소를 공급하며 물고기나 게 등 다양한 해양생물에서 먹이와 피난처를 제공해 만약 이들이 대량 폐사하면 해양생태계에 큰 피해를 주어요. 벨 교수는 이와 같은 대규모 백화현상은 지구 온난화와 기후 위기로 바다 환경이 극단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10년이나 15년 이후가 아닌 지금 당장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