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의 겨울나기를 책임지게 된 네덜란드 🌷

#네덜란드 #COP27 #브라질대선

2022.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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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번째 레터는 유럽의 겨울나기를 책임지게 된 네덜란드 / 기후변화가 심각하지 않다고요? / 아마존의 운명이 걸린 2022 브라질 대선 결선 투표 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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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이야기

🌷 유럽의 겨울나기를 책임지게 된 네덜란드 🌷

지난 9월 중순부터 네덜란드의 에임스하픈(Eemshaven) 항구는 아주 바쁘게 돌아가고 있어요. 바로 이곳을 통해 수입된 천연가스가 육지의 가스 수송관으로 보내져 유럽 전역으로 뻗어 나가기 때문인데요. 러시아가 유럽으로의 에너지 공급을 중단한 관계로 춥디추운 겨울을 보내야 하는 유럽의 관심을 한 몸에 받게 되었고요. 오늘은 유럽의 에너지 공급 중심이 된 네덜란드 상황을 알아볼게요!

뜨거운 감자, 흐로닝언 🔥

네덜란드에서 에너지 이슈는 길고 복잡한 역사가 있어요. 1959년, 에임스하픈 항구가 위치한 흐로닝언(Groningen) 주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천연 가스전 중 하나가 발견되었거든요. 이후 광범위한 가스 수송관 네트워크 건설에 박차를 가했고, 수십 년 동안 네덜란드와 이웃 국가에 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지속적인 가스 추출의 영향으로 흐로닝언 지역은 잦은 지진을 겪게 되었어요. 이에 대한 주민들의 지속적인 반발과 항의로 네덜란드 정부는 마침내 해당 지역에서의 가스 생산을 최소한으로 줄일 것을 약속했고요.

천연가스, 이거 맞는 거야? 🏭

게다가 천연가스 또한 화석연료의 한 종류라는 점도 문제로 떠올랐어요. 천연가스의 주성분은 기후변화의 주원인으로 꼽히는 메탄이거든요. 컬럼비아 대학교의 세계 에너지 정책 센터장인 제이슨 보르도프(Jason Bordoff) 씨는 각국의 정부들이 이번 에너지 위기로 ‘단기적인 에너지 안보를 우선시하고 기후변화에 대한 고민은 내일로 미루는’ 잘못된 교훈을 배울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어요. 네덜란드 환경 단체들도 현재의 에너지 위기가 끝나더라도 LNG 수입의 꾸준한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어요.

튤립국 입장은요… 💦

네덜란드 또한 환경 문제를 최우선 순위로 다루는 나라로서 고민이 커요. LNG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에 우려가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유럽의 에너지 부족 상황을 무시할 수 없다는 거죠. 다만, 유럽 에너지 공급을 강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가스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네덜란드 정부가 흐로닝언에서 천연가스 생산을 재개할 것 같지는 않아요. 네덜란드 천연가스 인프라 및 운송 회사인 ‘Gasunie’의 울코 베르뮐렌(Ulco Vermeulen) 이사는 네덜란드 정부가 아주 극단적인 상황이 아닌 이상 흐로닝언의 가스전을 ‘최후의 수단’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어요. 오히려 현재의 가스 인플레이션이 네덜란드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태양 에너지나 풍력 발전과 수소와 같은 재생 에너지 전환으로의 더 큰 주목과 필요성을 끌어낼 수 있을 거로 전망하기도 했고요.

두번째 이야기

🤯 기후변화가 심각하지 않다고요? 🤯

경제평화연구소(Institute for Economics and Peace; IEP)에서 새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가 전 세계적으로 줄어들었다고 해요. 121개국에서 125,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절반 미만의 응답자만이 기후변화가 향후 20년간 자국에 “매우 심각한 위협”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평가했다는 소식이에요.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각심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 오늘 기사를 통해 함께 알아보도록 해요.

심각성에 대한 인지도는 왜 떨어진 걸까? 😱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국가인 중국에서는 겨우 20%의 응답자만이 기후변화가 매우 심각하다고 답변했어요.. 이는 2019년 여론조사기관 갤럽에서 진행한 비슷한 조사에서 나타난 것보다도 3%포인트나 떨어진 수치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어요. 중국의 낮은 수치가 유독 눈에 띄기는 하지만,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도 하락 현상은 중국에서만 나타나는 건 아니에요. 세계적으로는 2019년 갤럽 조사에 비해 48.7%로 1.5%포인트 하락했는데요. 보고서는 위와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로 코로나19의 유행과 장기화되는 러-우 전쟁, 그로 인해 치솟는 물가 등 생계와 더욱 밀접한 문제들의 일상화를 지적하고 있어요. 아이러니한 점은 가장 심각한 위협에 처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 평균적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가 가장 적은 지역이기도 하다는 것이었어요. 이와 같은 국가들은 다른 사회적 위험에도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인데요.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는 27.4%, 남아시아에서는 39.1%의 응답자만이 기후변화가 심각하다고 평가했어요.

쌓여만 가는 생태학적 청구서 💰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는 세계적으로 축소되는 듯한 모습이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실제 생태학적 청구서는 천정부지로 쌓여가고 있어요. IEP가 228개 국가와 지역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7억 5,000만 명이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으며, 기후변화, 물가 상승,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은 모두 향후 식량 불안을 악화시킬 것으로 나타났어요. 이 연구는 또한 인구의 20% 이상이 깨끗한 식수에 접근하지 못하는 극심한 "물 스트레스"에 83개국의 14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직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는데요. 그리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포르투갈을 포함한 몇몇 유럽 국가들 또한 2040년까지 청정한 수자원을 확보하는 데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며,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중동, 북아프리카 대부분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해요.

COP27, 진전된 논의를 기대하며 😥

이번 연구 결과는 오는 11월 이집트에서 열리는 제27차 기후변화 당사국총회(COP27)를 앞둔 시점에서 발표되었다는 점에 의미가 있어요. IEP 설립자인 스티브 킬레아(Stephen Killea)는 보고서를 발간하며 COP27의 협상가들에게 “기후변화가 생태계 위협의 영향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국제 사회가 함께 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해답을 찾아가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어요.

세번째 이야기

🌲 아마존의 운명이 걸린 2022 브라질 대선 결선 투표 🌲

오는 30일로 예정된 브라질 대선 결선 투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대선은 보우소나루(Bolsonaro) 현 대통령과 룰라(Lula) 전 대통령이 오차범위 내 팽팽한 접전을 펼칠 것으로 보여요. 대선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10%P 이상 우위를 차지했던 룰라 전 대통령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채 재대결을 펼치게 되었어요. 경제 성장을 위해 '아마존 훼손'을 서슴지 않았던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과 달리 룰라 전 대통령은 '아마존 보존'을 앞세우며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내년 초 아마존 열대우림 국가들과 정상회의를 개최할 것이라고 공약했어요.

Photographer: gleidiconrodrigues©pixabay

남미의 막말꾼, 아마존을 파괴하는 보우소나루 현 브라질 대통령 🤮

2019년 1월 1일에 취임한 이래 '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며 친개발 정책을 고수해온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브라질 대통령, 육군 대위 출신인 그는 선거 유세 중에도 아마존 개발을 강조하고 원주민 보호구역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표현해왔어요. 그리고 그는 집권하자마자 환경 관련 기관에 대한 조직 개편과 예산 삭감하고, 새로운 보호구역이나 원주민 영토를 일절 지정하지 않았어요. 반면, 조직적인 삼림 벌채, 불법 채굴부터 개발 반대 세력에 대한 살해에 이르는 각종 환경 범죄에 대한 감시와 처벌에는 매우 소극적이었어요. 그 결과 보우소나루 행정부에서 브라질의 산림 황폐화율은 60% 가까이 증가했고 네덜란드보다 더 큰 면적의 아마존 삼림이 사라졌어요. 그 와중에도 보우소나루 행정부는 환경 허가 기준을 완화하고, 원주민 영토를 광업과 석유 탐사, 농업 기업에 개방하고, 아마존 삼림에서의 토지 횡령을 합법화하고, 살충제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여 더 많이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려는 의회의 법안을 지지하고 있어요.

아마존을 지킬 최후의 보루,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 🇧🇷

재선에 도전하는 보우소나루에 대항하는 전임자 룰라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2003~2010년) 사뭇 다른 행보를 보여 왔어요. 룰라는 아마존 산림의 황폐화 속도를 늦추기 위한 정책을 펼쳤고, 그 결과 손실되는 산림의 면적을 크게 줄이는 데 성공했어요. 룰라 행정부가 산림 황폐화율을 줄이는 데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환경부와 관련 기관에만 의존하지 않고 여러 정부 기관이 협력함으로써 소위 말하는 '조정된 조치(coordinated action)'를 취해왔기 때문이에요. 이 전략은 ‘법적 아마존의 산림 벌채 방지 및 통제를 위한 실행 계획(PPCDAm)’이라는 이름 아래 2004~2015년까지 주로 환경 범죄와 모니터링, 집행 및 처벌과 토지 사용에 대한 규제 도입 및 계획에 중점을 두고 시행되었어요. 2002년부터 2010년까지의 룰라와 노동당의 집권 기간 아마존 열대우림의 훼손이 급격히 줄어들었어요. 2004년부터 2016년 사이에 아마존 열대우림의 훼손이 72% 정도 감소했다고 추정돼요. 기후변화 과학과 에너지 및 관련 정책을 연구하는 카본브리프(Carbon Brief)는 룰라가 승리하면 2030년까지 아마존 열대우림 약 7만 6천㎢의 훼손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 예측하고 있어요.

환경 전문가의 입장에서 보는 2022 브라질 대선 🌴

전문가들은 룰라가 당선되면 환경부의 기능이 회복되리라고 생각하고, 그가 당선되었을 때 아마존 산림이 티핑 포인트에 도달하는 것을 피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데 대체로 동의해요. 그러나 룰라의 공약 상당수는 국회와 주지사의 지원에 달려 있고, 그들이 일관성 있는 모습을 보일지도 미지수인데요. 그런데도 아마존 산림의 미래를 위해서는 룰라가 더 나은 선택이라는 것은, 최소한 룰라가 당선되면 아마존에 대해 소통하고 압력을 행사해볼 여지라도 있기 때문이라고 브라질의 환경운동가들은 말해요. 안타깝지만 보우소나루의 아마존은, 적어도 환경주의자가 보기에는, 그런 여지가 전혀 없기 때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