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이뮤레터에 찾아온 붱🦉입니다. 저는 지금 부산에서 이뮤레터를 작성하고 있는데요, 마지막 총회가 저녁 7시 반부터 있을 예정이었으나 계속 지연되어 9시쯤 시작을 했어요. 우리나라 환경부 김완섭 장관님도 조금 전 벡스코에 오셨는데, 협상의 성안에 힘을 보탤 예정이라고 합니다. 

국제플라스틱협약과 INC-5?

2022년 3월, 제5차 유엔환경총회(UNEA)에서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기 위한 법적 구속력을 갖춘 협약 성안을 추진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하였으며, 결의문에 따라 유엔환경계획 사무총장이 협약의 논의를 진행할 조직인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정을 위한 정부 간 협상 위원회(Intergovernmental Negotiation Committee, INC)’를 구성했어요. INC는 2년 안에 5회 회의 개최, 세부 규제와 이행, 재원 등에 대한 국가별 이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하였어요. 2022년 11월 우루과이 푼타델에스테에서 시작되어 2023년 프랑스 파리와 케냐 나이로비, 그리고 2024년 캐나다 오타와까지 총 네 차례의 정부 간 협상 위원회(INC)가 진행되었으며 마지막 회의는 부산에서 열리고 있어요. 마지막 회의이지만 여전히 1차 플라스틱 폴리머 생산 감축을 중심으로 첨예한 대립이 펼쳐지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강성그룹 HAC(High Ambition Coalition: 미국, 유럽연합, 아프리카, 도서국 등)와 약성그룹 GCPS(Global Coalition for Plastic Sustainability: 중국, 중동, 러시아, 개발도상국 등)의 입장이 충돌하고 있어요. 참고로 한국은 HAC연합에 가입되어 있으나 지금까지 중립적 태도를 보여왔으며 11월 초 김완섭 환경부 장관의 생산 감축 찬성 발언이 있었어요.

원유생산국들의 치졸한 전략
플라스틱은 화석연료로부터 생산되기 때문에 사우디를 필두로 한 걸프 국가, 러시아, 이란 등 원유생산국들은 이번 협약을 약화하기 위해 갖은 수단을 동원하고 있어요. 협상을 지연시키기 위해 일부러 말을 더듬거나 천천히 말하기, 사사건건 법적인 절차를 문제 삼으며 모든 협상을 지연시키는 전략을 펼쳤어요. 국제기구가 국가의 플라스틱 생산을 규제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며 플라스틱이 인간 건강에 유해하다는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도 않고 있죠. 협상문 안에 들어가 있는 하나하나를 최대한 걸고 넘어져 회의를 지연시켜 결국 타협안을 내놓게 만드는 것이 원유생산국들의 최종 목적이구요. 사실상 만장일치를 통해 이루어지는 국제협약에서 유능한 의장의 역할과 국제 사회의 연대 및 협력이 유일한 방법이라는 게 안타깝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들었어요.

합의되지 않는 주요 쟁점

12월 1일 발표된 루이스 바야스 발비디에소 의장의 22쪽짜리 5차 초안 문건에서는 대부분의 괄호가 지워지고 제 3조(플라스틱제품)와 제 6조(지속가능한생산), 제 11조(재정 매커니즘) 세 개의 파트에서만 여전히 많은 것들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로 발표되었어요. 

이번 협약의 최대 쟁점이라 할 6조 ‘지속가능한 생산’ 조항은 선택지의 문항에, 기존에 없던 괄호가 다수 추가돼 단어 하나하나에 대해 의사결정을 하도록 바뀌었어요. 제 3조에서는 여전히 플라스틱 제품에 대한 규제를 국가별 상황에 맞춰 진행할 수 있도록 열어두고 있죠. 제 11조에서는 1차 플라스틱 수수료와 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의 재정 흐름에 대한 언급과 함께 전용 펀드를 소개하여 긍정적인 추가 사항이라고 볼 수 있으나 동시에 구체적인 의무가 없기 때문에 마냥 반기기에는 애매한 상황이죠. 

아래는 제 3조 일부를 발췌한 이미지에요.

+협상 시설의 지속가능성

협상의 논쟁과는 또 별개로 플라스틱 감축을 위한 행사장의 준비에 대해 여러 논란이 있었어요. 여전히 다른 행사와 마찬가지로 협상장 내 카페테리아에서는 일회용 종이컵을 사용해 서비스 했는데요, 이름은 종이컵이지만 안쪽에 플라스틱 코팅이 되어있죠? 협상장에는 등록된 인원들만 들어가기 때문에 충분히 다회용기를 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회용품이 난무했어요. 벡스코 내에는 다회용 컵 제공 및 회수 시설, 텀블러 세척기 등이 곳곳에 있는데 활용이 되지 않았죠.

또 회의장의 규모가 등록된 협상단 및 옵저버보다 훨씬 작아서 초반에 많은 사람들이 등록은 되었지만, 입장할 수 없는 해프닝이 벌어졌어요. 옵저버는 국제 협상에서 시민들을 대표하여 감시자 역할을 하기 때문에 특히 중요한데요, 옵저버들은 이번 협상의 성공만을 위해 전 세계 곳곳에서 시간과 돈을 들여 부산까지 왔지만, 입장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어요. 며칠 뒤 더 큰 회의장으로 장소를 옮겼지만, 꼭 겪어야 했던 해프닝이었을지 의문이네요🧐

협약 무산이 나쁜 협약보다 낫다고 많은 이들이 외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우리가 이뮤레터를 발송되는 2일 오전엔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

1주일간의 협상을 매일 브리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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