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정부, 자연이 가지는 권리는 인정할 수 없다고? 🙄

지난 2월 21일 나이로비에서 열린 UN 환경총회 예비 협상에서 영국 환경부 관계자가 “자연이나 대지에 권리가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라고 밝히며 자연에 대한 권리를 공개적으로 거부해 논란이 되고 있어요. 이번 영국 환경부 관계자의 발언에 대해 다수의 전문가는 “모순적이고 비민주적인 발언”이라며 지적과 우려를 보내는 상황이에요. 도대체 어떤 과정에서 이런 발언이 나오게 된 걸까요?

자연권을 둘러싼 영국의 폭탄 발언 🤔

논란의 발언은 예비 협상에서 볼리비아 측이 제시한 “어머니 지구와의 균형과 조화를 지키며 잘 살아남기 및 어머니 지구 중심의 행동(living well in balance and harmony with Mother Earth and Mother Earth centric actions)”에 관한 결의안 초안 검토 중 나왔어요. 인간과 환경 사이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해당 초안에 대해 미국과 EU, 캐나다 그리고 영국은 결의안에 대해 고려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없었다며 반대의 의사를 보였는데요, 그 과정에서 영국 환경 식품 농업부(DEFRA)의 대표인 제이미 렌델(Jamie Rendell)은 볼리비아의 결의안이 다양한 국가에서 자연을 인식하고 상호작용하는 방법에 대한 의견, 즉 다문화적인 접근 방식을 고려하지 못했다며, “영국의 확고한 입장은 법인격을 갖춘 법인만이 권리를 보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자연이나 대지에 권리가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라고 밝혔어요.

자연권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

그러나 이미 UN 총회는 2012년 Rio+20과 2022년 생물다양성 협약에서 지구와 자연의 권리를 인정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어요. 2022년 결의안을 포함하면 자연권에 관련된 UN 총회의 결의안은 모두 14개나 되죠. 그뿐만 아니라 이번 결의안을 제안했던 볼리비아부터 에콰도르, 우간다, 브라질, 뉴질랜드, 심지어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그리고 북아일랜드에 이르기까지 꽤 많은 나라에서 헌법, 국내법 또는 지역의 규정을 통해 자연권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어요. 이미 꽤 오래전부터 자연에 대한 권리 보장이 이루어진 것이죠. 자연권을 법제화하기 위해 연구하는 법학자들은 ‘기업이나 선박 등도 법에 따라 법인격을 가질 수 있는 비인간 실체.’라고 지적하며 자연권을 인정하지 않는 영국 환경부의 발언에 대해 의문을 표하고 있어요. 

줄을 잇는 비판과 우려 💢

로스 세드로스 숲의 권리에 관한 판결로 유명한 에콰도르의 전 대법관 아구스틴 그리잘바(Agustín Grijalva)는 이번 영국의 기각에 대해 “최소한 인류와 자연의 최선을 위해 듣고, 대화하고, 토론해야 하는 자리에서 볼리비아의 제안을 그런 식으로 배제하는 것은 완벽히 무례한 것이며, 이번 선언은 영국에 부끄러운 일.”이라고 밝혔어요. 뉴욕 대학교에서 지구 권리 지지 클리닉(Earth Rights Advocacy Clinic)을 이끄는 콜롬비아의 법학자 세자르 로드리게스-가라비토(César Rodríguez-Garavito)는 영국의 입장이 근본적으로 모순임을 주장하며 “기업과 같은 비인간 실체에 대해서는 권리를 인정하면서, 자연이나 대지의 권리를 부정하는 것은 역설적이다. 다른 문화와 원주민의 세계관을 수사학적으로 인정하는 것 같지만, 이는 결국 서구의 권리와 법에 대한 이해를 강요하는 모순이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