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우절 특집] 기후투표 가능? 지금 필요한 건 거짓을 가려내는 눈 👀

#기후투표 #4월10일 #SEC공시 #기후변화공시 #탄소크레딧

2024.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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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번째 레터는 만우절을 맞이하여, 구독자 분들이라면 '거짓을 가려내는 눈'을 가지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특별하게 준비했습니다. [특집] 4월 10일, 기후투표는 가능할까/ 드디어 시작되는 기후변화 공시, 따라오는 우려와 잡음/ 지구를 구할 수 없는 히어로? 탄소 상쇄 프로그램의 거짓말 같은 진실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요!

첫번째 이야기

📧 [특집] 4월 10일, 기후투표는 가능할까 🙄

21대 국회의원들의 기후위기 인식💡

2023년 그린피스와 GEYK를 포함한 청년 기후환경단체들이 21대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후위기 인식 실태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21대 국회의원 299명(2023년 4월 3일 의석수 기준) 가운데 3분의 1인 101명이 설문에 응답하였으며, 80.2%가 기후 위기 대응이 의정활동에서 중요하다고 평가하였어요. 게다가 응답한 국회의원 중 99%는 기후위기가 곧 경제위기라고 답변하였다는 점에서 국회의원들도 국민들과 마찬가지로 기후 위기 대응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응답한 국회의원 수는 절반에 못 미치지만, 응답을 한 대부분의 국회의원은 확실히 기후위기 인식이 높다고 볼 수 있는 것이지요.

기후환경 키워드 분석 결과📊

GEYK는 이번 22대 총선 대응을 위해 21대의 당선인들의 기후환경 공약을 분석해 보았어요. 이번 분석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책·공약 마당(https://policy.nec.go.kr/)에 공개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서울특별시 지역구 당선인 49명을 대상으로 선거공보 내 키워드 분석을 진행하였는데, 활용 키워드는 기후 위기와의 연관성을 고려하여 ① 기후 위기(기후변화), ② 탄소, ③ 온실가스, ④ 그린뉴딜, ⑤ 에너지(재생, 신재생, 청정을 포함한 키워드만 해당)로 선정하였어요. 분석 결과, 서울특별시 지역구 당선인 49명 중 연관 키워드를 하나 이상 언급한 당선인은 14명으로 나타났어요. 키워드별로 살펴보면 ① 기후 위기(기후변화) 22회, ② 에너지 10회, ③ 탄소 9회, ④ 그린뉴딜 8회, ⑤ 온실가스 1회 언급되었지요. 연관 키워드를 가장 많이 언급한 의원은 노원구 병 김성환 의원으로 총 12회 언급하였으며 온실가스를 제외한 나머지 키워드를 골고루 언급한 것으로 확인되었어요. 그러나 전반적으로 기후위기 관련 키워드가 언급된 횟수도 적고, 대부분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하기보다는 공보물 내 미사여구 정도로 키워드를 직접 다루는 수준으로 실효성 있는 기후정책은 확인하기 힘들었어요.

유권자의 기후위기 대응 요구는 충분치 않다💥

그런데도 기후공약에 대한 언급과 수준이 낮다는 것은 단순히 국회의원의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어요. 지역구 차원에서의 전통적인 관심사인 지역재생, 발전, 개발 등을 등한시할 수 없기 때문이죠. 이는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회의원들 역시 지역구에서의 기후 관련 정책은 유의미한 수준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괴리를 확인할 수 있지요. 국민들의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 수준이 높은 것과 달리 국내 유권자들에게 기후 위기는 여전히 중요한 의제로 인식되지 않고 있는데요,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전국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책 수요조사에 따르면, 유권자들이 꼽은 10대 의제 중 1위는 ‘부패 카르텔 해체(19.3%)’였으며 ‘탄소중립과 ESG 대응책 마련(3.0%)’은 가장 낮은 10위에 머물렀어요.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실시한 조사에서도 ‘기후 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은 겨우 2.7%를 기록해 20대 의제 중 13위에 머물렀고요. 기후 위기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정당 및 후보자들이 기후 관련 공약을 적극적으로 내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워요. 그러나 지역구 차원에서의 정책 시행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국가 차원에서의 기후 위기 대응이나 탄소중립 달성에는 진전을 이룰 수 없죠. 시민들의 관심이 낮다고 하더라도 실생활에서 저탄소 실천을 유도할 수 있는 정책들을 통해 시민들의 인식 및 행동 변화를 끌어낼 필요가 있어요.

22대 기후국회를 위하여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당선인들의 임기는 2024년부터 2028년까지로, 2030년을 목표로 하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달성에 있어 결정적인 시기에 있어요. 따라서 이번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하여 각 정당이 현실성 있는 기후공약을 제시하여 22대 국회에서는 논의가 활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유권자인 우리가 요구하고 지켜볼 필요가 있어요. 내가 살고 있는 지역구 후보에게 기후환경 공약을 제안하는 어떨까요?

원하는 공약 요구하기 ▶ https://promise.newways.kr/

두번째 이야기

📊 드디어 시작되는 기후변화 공시, 따라오는 우려와 잡음 📊

지난 3월 6일, 미국의 증권거래위원회(SEC,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에서는 기업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과, 기후변화가 기업의 운영에 미치는 위협에 관한 주요 세부 사항을 공유해야 한다는 규정안이 최종 승인되었어요. 지난 2022년 3월, SEC에서 기후 관련 위험 공개에 관한 법안을 제안한 후 기업들의 거센 반대에 지연되다가 1년이 지난 지금 승인된 것이에요. 이에 미국 민주당의 캐롤라인 크랜쇼(Caroline Crenshaw) 의원은 “투자자들은 기업의 재무 상태에 대한 현재와 미래의 위험을 이해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 공개가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라고 밝히며 규정의 승인을 반겼어요.

어떤 규정일까? 기후변화 공시 살펴보기🔍

기업과 공화당 측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혀 찬성 3표 대 반대 2표라는 치열한 비율로 승인된 이번 제안은 기업, 무역 단체, 투자자 및 기후 운동가들로부터 약 24,000개에 달하는 의견을 제안받는 등, 승인 과정에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어요. 최종적으로는 2022년에 제안된 계획보다 일정 부분 완화되어 기업은 규정에 따라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로 인한 손실’, ‘탄소 상쇄 및 재생에너지 크레딧 구매’ 그리고 ‘자체 시설에서 발생하는 주요한 온실가스 배출량’ 등을 보고해야 하지만 ‘고객 및 공급업체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량’ 즉 Scope 3에 대해서는 보고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확정되었고요. 물론 이에 관해서도 의견이 매우 갈리고 있어요. 과연 어떤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을까요?

우리는 인정할 수 없어! : 기후 공시 반대론자😡

승인된 직후, 반대표를 던진 SEC의 두 공화당 의원은 이 규정이 기업에 자유주의적 기후 의제를 준수하도록 강요하는 부적절한 시도라고 주장했어요. 마크 우예다(Mark Uyeda) SEC 국장은 이 규칙이 “기후 관련 목표를 위해 증권법을 탈취하려는” 기후 운동가들에 의해 주도된 것이라고 주장했고요. 규정안 승인 몇 시간 후에는 웨스트버지니아주의 공화당 계열 법무장관인 패트릭 모리시(Patrick Morrisey)가 연방 법원에 이의를 제기하기 위해 공화당이 주도하는 10개 주의 의견을 모을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죠. 미 산업계 일각, 특히 석유 및 가스 산업계에서는 이번 규정의 경우 SEC가 금융 규제 기관의 지위를 이용해 권한을 넘어 기업의 탄소배출을 억제하도록 수치심을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어요.

무슨 소리야? 아직 부족해! : 기후 공시 찬성론자🙁

그러나 오히려 공시에 찬성하는 기후변화 활동가 등은 Scope 3의 의무 사항을 삭제하기로 한 SEC의 결정이 아쉽다는 반응이에요. 기업 전체 배출량의 최대 75%를 차지할 수 있는 Scope 3의 배출량 보고 의무가 빠진 것이 규정의 실효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죠. 진보 계열 시민 단체인 Public Citizen의 기후 프로그램 정책 고문 트레이시 루이스(Tracey Lewis)는 “Scope 3의 보고를 피하는 것은 이 규칙의 이빨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어요. 어쨌든 이번 규정안에 따라 대기업들은 2025년까지 기후 관련 위험에 대한 재무적 노출을 보고해야 하고, 2026년까지는 배출량을 공개해야 해요. 여러분들은 이번 규정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세번째 이야기

🦸‍♂️ 지구를 구할 수 없는 히어로? 탄소 상쇄 프로그램의 거짓말 같은 진실 🦸‍♂️

호주의 탄소 상쇄(Carbon Offset)프로그램이 큰 실패를 겪었다는 평가가 나왔어요. 탄소 상쇄란 쉽게 말하면 온실가스 배출기업이 이를 상쇄하기 위해 외부의 온실가스 감축실적(Credits) 분을 사 오는 것이에요. 예를 들면 숲 복원 프로젝트 등 다른 환경보호에 투자하거나 탄소배출권을 구매하는 것이죠.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 탄소 상쇄 방법이 실제로 주장하는 만큼의 탄소를 흡수하지 못하며, 탄소 배출을 줄이고 있지 않다고 해요.

대규모 산림 재생이 모두 무효라고? 🙅

호주에서 탄소 상쇄 프로젝트에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산림 재생 방식은 ‘human-induced regeneration’이에요. 이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자연 기반 상쇄 프로그램으로 일본 국토 면적보다 큰 42백만 헥타르 규모의 탄소 상쇄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요. 지난해 6월까지 이 프로그램으로 발급된 탄소 크레딧은 3,700만개가 넘으며 크레딧 당 이산화탄소 1톤을 제거하는 것으로 가정했기 때문에 가치로 환산했을 때는 7억 5,000만 달러에서 10억 달러 상당에 달하는 프로젝트이죠. 하지만 자연 저널 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건조지역과 반사막 지역의 182개 프로젝트를 분석한 결과, 약 80% 프로젝트에서 산림 복원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거나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해요.

존재하지 않는 탄소 상쇄 크레딧 😫

학자들은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탄소상쇄 프로젝트가 약속대로 배출량을 줄이지 않고 있음을 의미하며, 이 프로젝트에 대한 크레딧을 구매한 기업들은 탄소 배출로 인한 영향을 줄이지 못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 밝혔어요. 또한 호주 프로그램은 규모가 컸던 만큼 큰 영향력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에요. 연구원들은 이 발견을 통해, 탄소 상쇄 프로그램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감축분을 인정할 수 있는 가능성 역시 우려했어요. 호주국립대학교의 환경법 교수 앤드류 매킨토시(Andrew Macintosh)는 2년 전부터 이를 '사기'라고 묘사한 바 있으며, 캔버라의 뉴사우스웨일즈대학교에서 환경 정책을 가르치는 메건 에반스(Megan Evans)는 ‘크레딧의 대부분은 배출을 상쇄하는 데 사용하고 있지만 우리는 실제로 탄소 배출을 전혀 줄이고 있지 않다. 결국 탄소 배출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고 언급했어요.

탄소가 ‘상쇄’되는 탄소 ‘상쇄’ 크레딧이 발급되길 🙏

"정부는 더 이상 효과가 없는 프로젝트에 탄소 크레딧을 발급해서는 안 됩니다." 연구원들은 호주의 탄소 시장과 국가의 탄소 감축을 위해 개간되지 않은 지역에서의 재생 프로젝트에 탄소 크레딧을 발급하는 것을 중단할 것을 호주 정부에 촉구했어요. 하지만 계획을 관리하는 클린 에너지 규제기관은 여전히 이 시스템의 무결성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으며, 여러 검토로 이 방법의 무결성을 확인했다고 해요. 그렇지만 또 다른 연구에서 크레딧의 수를 기준으로 약 100%의 산림 피복을 가져야 할 75개 프로젝트를 조사했지만, 2022년에 실제 산림 피복은 단지 21%에 불과했다고 해요. 이는 프로젝트 등록 이후 1.8%만 증가한 수치이죠. 이러한 연구들은 결국 탄소 크레딧 시스템과 탄소 감축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어요. 탄소 상쇄 프로그램이 탄소를 상쇄하지 못한다면 크레딧을 구입한 기업도, 지구 온도 상승을 막으려는 우리의 노력도 물거품이 되니까요. 부디 이에 대한 심각한 고민과 재검토가 빠르게 이루어지기를 바라요!